킬호만(Kilchoman)은 스코틀랜드의 유명한 위스키 생산지, 아일라(Islay) 섬에서 운영되는 비교적 젊은 독립 증류소이다. 2005년에 설립된 킬호만은 아일라 섬에서 거의 124년 만에 새롭게 세워진 최초의 증류소로, 기존의 전통적인 대형 증류소들과는 다른 독창적인 접근 방식을 가진다.
아일라 섬은 강렬한 피트(peat) 향이 특징인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로 유명한 지역이다. 킬호만도 이러한 아일라의 전통을 이어받았지만, 지역적인 요소와 자체적인 농장을 활용한 독특한 생산 방식으로 차별화를 두고 있다.
게일어가 표기와 실제 발음이 일치하지 않아서 한동안 잘못 읽은 여러 발음(커호만, 킬코만, 킬초만, 킬초맨 등)으로 알려져 있다가 증류소 설립자의 아들이 방문하여 마스터 클래스를 열었을 때 정확한 발음을 듣게 되어 이 문제가 정리되었다.
킬호만이다.
킬호만(Kilchoman)은 2005년, 앤서니 윌스(Anthony Wills)가 아내인 캐시 윌스(Kathy Wills)와 함께 아일라 섬에서도 북서쪽 "Machir Bay"와 가까운 곳에 설립하였다. 그는 위스키 업계에서 오랫동안 마케팅과 유통을 담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증류소를 설립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아일라 섬에는 이미 유명한 7개의 증류소(라프로익, 라가불린, 아드벡, 보모어, 부나하븐, 브룩라디, 카올일라)가 있었지만, 킬호만은 작은 규모로 운영되며 ‘팜 디스틸러리(Farm Distillery)’라는 컨셉을 강조했다.
킬호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리 투 보틀(Barley to Bottle)’ 개념을 실현한 것이다. 이는 자체 농장에서 보리를 재배하고, 몰팅(malting), 증류, 숙성, 병입까지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킬호만은 이처럼 독립적인 생산 방식과 전통적인 기술을 접목하여 아일라 위스키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가고 있다.
킬호만의 제품 라인업
① 마키어 베이(Machir Bay)
킬호만의 대표적인 제품으로, 5~6년 숙성된 원액을 사용해 비교적 젊지만 풍부한 아일라 특유의 피트향과 바닐라, 시트러스 계열의 상쾌한 풍미가 돋보인다. 버번 배럴 숙성을 주로 하며, 피트 레벨은 약 50ppm으로 아일라 위스키 중에서도 강한 편에 속한다.
② 사닉(Sanaig)
사닉은 셰리 캐스크(올로로소 셰리) 숙성 비율이 높은 제품으로, 보다 깊고 달콤한 풍미가 강조된다. 마키어 베이보다 과일 향이 풍부하며, 건포도, 다크 초콜릿, 카라멜과 같은 노트가 특징적이다.
③ 100% 아일라(100% Islay)
킬호만이 자랑하는 독창적인 제품으로, 증류소 자체 농장에서 재배한 보리만을 사용해 만든다. 아일라에서 전 과정이 이루어지는 진정한 ‘아일라 위스키’라 할 수 있으며, 보다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피트향을 제공한다.
④ 로크 곰(Loch Gorm)
로크곰은 셰리 캐스크에서 전 숙성된 제품으로, 진한 건과일, 견과류, 스모키한 풍미가 특징적이다. 매년 한정 수량으로 출시되며, 셰리 숙성을 선호하는 위스키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많다.
⑤ 리미티드 에디션
킬호만은 매년 다양한 실험적인 제품을 한정판으로 출시한다. 예를 들어, 특정 캐스크 피니시(PX셰리, 꼬냑, 소테른, 포트, 마데이라, 리오하 등)를 활용하거나, 특정 보리 품종을 사용한 싱글 배럴 에디션도 종종 출시된다.
킬호만의 독창적인 요소
킬호만은 단순히 새로운 증류소가 아니라, 독립성과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한 혁신적인 접근 방식으로도 유명하다.
① 팜 디스틸러리(Farm Distillery)
아일라 위스키를 생산하는 대부분의 증류소는 보리를 외부에서 조달하지만, 킬호만은 자체 농장에서 직접 보리를 재배하고 있다. 이는 과거 19세기 이전의 위스키 제조 방식과 유사한 방법이다.
② 전통적인 몰팅 플로어(Malting Floor) 사용
킬호만은 자체적으로 몰팅 플로어를 운영하여, 보리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싹을 틔운 후 피트 연기로 건조하는 과정을 직접 진행한다. 현재 이런 방식을 유지하는 증류소는 스코틀랜드에서도 극소수이다.
③ 작은 증류소 규모
킬호만의 증류소는 연간 생산량이 약 50만 리터로, 아일라 섬의 다른 증류소에 비해 매우 작은 편이다. 비교하자면 라가불린은 약 250만 리터, 카올일라는 650만 리터 이상을 생산한다. 작은 규모 덕분에 보다 정밀한 생산과정을 유지할 수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
킬호만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살펴보자.
① 19세기 이후 처음 세워진 아일라 증류소
킬호만이 2005년에 설립되었을 때, 아일라 섬에서는 124년 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증류소가 문을 연 것이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킬호만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가졌지만, 현재는 독립 증류소의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② 증류소 화재 사건
2010년, 킬호만 증류소에서 갑작스러운 화재가 발생하여 일부 시설이 소실되었다.
다행히 큰 피해 없이 복구되었고, 이후 더욱 활발한 생산과 확장을 이루었다.
③ 미국 시장에서의 인기
킬호만은 미국 위스키 애호가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비교적 젊은 위스키임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피트향과 개성 있는 풍미 덕분에 빠르게 팬층을 확보했다.
④ 증류소 투어의 매력
킬호만은 규모가 작은 만큼 방문객들에게 더욱 친밀한 투어 경험을 제공한다.
방문객들은 보리 밭에서부터 몰팅 플로어, 증류기, 숙성 창고까지 전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모두 가진 당신은 진정한 "킬초맨"
킬호만은 전통적인 아일라 위스키의 특징을 유지하면서도, 자체적인 농장 운영과 혁신적인 접근을 통해 독창적인 위스키를 만들어가고 있다.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품질과 개성을 인정받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흥미로운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위스키 애호가라면 킬호만의 다양한 제품을 시도해 보며, 그들의 장인 정신과 독특한 개성을 직접 경험해 보길 추천한다.
- 킬호만의 바람 -
아일라의 바람이 불어오네,
황금빛 보리밭을 가로질러
시간을 품은 오크통 속으로 스며든다.
태양 아래 피트 연기가 춤추고,
바닷바람은 속삭이듯 향기를 실어 나른다.
조용한 농장에서 시작된 한 방울,
이제는 세상을 적시는 깊은 울림.
불꽃 같은 피트의 첫인사,
부드럽게 퍼지는 꿀과 바닐라의 속삭임.
한 모금에 담긴 아일라의 이야기,
킬호만, 너는 작은 파도일지라도
바다보다 깊은 여운을 남기는구나.
'주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스키의 모든 것! 술 한잔 속의 역사와 과학, 그리고 낭만 (5) | 2025.03.11 |
---|---|
시간이 빚어낸 황금빛 예술, 꼬냑의 모든 것 (21) | 2025.03.07 |
셰리 캐스크(Sherry Cask)의 마법! "글렌알라키"의 모든 것. (8) | 2025.03.05 |
세계 술의 대한 종류와 역사 (5) | 2025.02.27 |